지향사이론과 판구조론의 탄생
대륙과 대양저, 지표면에서 관찰되는 큰 구조들은 지구의 내적, 외적 진화과정에 의한 산물입니다. 초기의 지질학자들은 길고 좁은 트라프(trough)가 침강하여 퇴적층과 화산층이 쌓이는 것으로부터 지향사이론(geosynclinal theory)을 발전시켰습니다. 이 이론은 깊이 쌓인 지층이 높은 온도에 의하여 변성되고 오븐 위에 부불어 오른 케이크처럼 확장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확장은 다시 변성작용을 일으키고 지표면을 융기시켜 궁극적으로 산맥을 형성시킵니다. 지향사이론은 수직운동을 전제하는데, 큰 수평변위 없이 물질의 상향이동만으로 산이 형성된다는 생각이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조산운동에 대한 생각은 수평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한 지각 판의 관찰결과로부터 혁신적인 변화를 겪게 됩니다. 즉 산맥의 기원이나 지진과 화산의 분포, 변성작용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수평적인 움직임을 전제로 하는 판구조론이 등장하였습니다. 판구조론은 20세기 초에 독일의 기상학자였던 알프레드 베게너가 제안한 대륙표이설(continental drift)에 기원을 둡니다. 대륙표이설의 기발한 영감은 지도상에 나타난 대서양 양쪽의 해안선 모습이 그림 퍼즐 맞추기처럼 이가 잘 맞아 들어간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베게너 이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륙지각이 맨틀 위를 표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H Jeffreys는 지진파 연구결과를 이용하여 지각은 맨틀 위를 미끄러져 이동하기에 무리라고 지적하였으며, 다른 지구물리학적 관측결과들도 큰 규모의 수평이동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1950년대와 1960년대 사이에 이루어진 대규모 지구물리관측 결과들은 지질학자들로 하여금 대륙이 맨틀을 포함하는 큰 판 위에 있는 승객과 같은 입장임을 인식하게 만들었으며, 이것이 판구조론을 받아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즉 맨틀 내의 온도 및 압력 조건에 의하여 비교적 약한 맨틀이 생성되어 상부와 하부의 강한 맨틀 사이에 샌드위치 상태로 분포하는데 이 약한 맨틀, 즉 약권이 상부의 강한 맨틀과 지각을 수천 km나 수평이동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입니다.
지구내부의 구조와 구성
고전적 구분
지구 내부 구조는 주로 지구내부를 통과하는 지진파의 종류과 속도에 의하여 알려져 왔으며, 지구의 중력장 연구는 거기에 밀도분포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였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알려진 지구내부 구조는 밀도에 따라 세 부분으로 나눈 것으로 하부로 갈수록 고밀도 물질이 분포합니다. 큰 밀도 차이는 화학성분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며 이 세 부분은 각각 지각, 맨틀, 핵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현대적 구분
1960년대에는 성능이 좋은 지진계의 설치 덕분에 지구내부의 보다 정밀한 지진파속도 분포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현대적 구분에서는 지구내부를 물리적 상태에 따라 강한 고체, 상대적으로 약한 고체 그리고 액체 상태로 구분하며, 결과적으로 지구를 암권, 약권, 중간권, 외핵 및 내핵의 5개 영역으로 구분합니다. 그러나 현대적 구분은 화학성분에 의한 고전적인 구분에서의 지각, 맨틀, 핵 사이의 경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단지 동일성분 내에서의 온도와 압력 증가에 의한 물리적 변화 상태를 추가한 것입니다. 지각을 구성하는 규산염 광물들은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기 대문에 강체로서 암권의 윗부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맨틀 상부의 철-니켈 함유 규산염들도 비교적 차가운 강체로서 암권의 아래 부분에 해당합니다. 약 150 km 깊이에 있는 맨틀물질은 약간의 부분용융 현상에 의하여 약권을 형성합니다. 깊이 350~700 km의 아래쪽은 압력이 매우 높아 맨틀 물질이 단단한 고체상태로 되어 있는 하부맨틀입니다. 깊이 2900~5100 km 사이의 외핵 구간에는 철을 많이 포함한 무거운 물질로 구성되어 압력과 온도 조건이 액체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 중심 부근에는 동일한 물질이 매우 큰 압력으로 다시 고체상태를 보이는 내핵을 이루고 있습니다.